랩노 팬싸인회 겸 미니토크쇼 (ddp점) 열라 덕질중

세상에 마상에 날씨미쳤냐.... 진짜 팬미팅 일주일 전이길 천만다행이다.
오늘이였으면 연대정문에서 대강당 가다가 쓰러졌을 듯 ㅠㅠㅠㅠㅠ 행사장소가 실내이기 때문에 보러 갈 수 있었다.
 
30분정도 팬추첨해서 선물증정과 셀카코너 그런거 하고 30분은 팬싸인회 
매장에서 하는거니 거기 장사도 해야하니까 오래는 못하는 사정은 알지만 그래도 80명 30분은 팬싸시간이 긴 건 아니라
응모에 목숨걸지 않아서 다행이였음.
팬추첨 때 남자팬이 뽑혔는데 유일한 남자여서 계도 타고 ㅋㅋㅋㅋㅋ 사회자가 언제부터 팬이였냐고 하니 데뷔할 때 부터 팬이라고 함
끝나고 올해계획은 차기작은 고르는 중이고 솔로앨범 준비한다는 그전과 똑같은 대답..
일주일사이에 뭐 달라진게 있진 않겠지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장소를 여기로 한 이유가 있겠지만 넓은데가 아니라서 계속 왔다갔다 하면서 봐야해서
다음번에 또 이벤트를 한다면 좀 넓은 장소에서 보고싶다ㅠㅠ
수많은 경호원을 거느리고.... 경호원은 많은게 좋긴한데 오늘 팬들이 엄청 질서가 안좋거나
주번가게영업을 방해하는 것도 아니였는데 고나리가 좀 과하긴 했음
아직 엘을 이기려면 멀었다는걸 느꼈다...지나가면서 구경하던 머글들이 김명수가 누구야? 하다가
엘이라고 하니까 많이들 아시더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대본집 도착했다 미스 함무라비

드라마 대본집이란걸 함무라비로 처음 사봤다. 특전인 보틀은 대사가 프린트되어 있는데 오히려 이게 일코에도 좋을거 같고
깔끔하고 이쁨 ㅋㅋㅋㅋㅋㅋ 함무라비 끝나고 허전한 마음을 주말동안 대본집을 읽으면서 달래야지...
얘네들 일만 시킨건 판사님이시잖아요!!!!!!!!!!!!!!!!! 역시 커뮤(듀게)를 해서 그런지 어그로를 끌 줄 아시는 듯



팬미때 엘수니들과 한 토크중에... 앞으로 명수가 많은 들마를 찍고 그중 럽라도 당연히 있겠지만
오름이보다 더 맘에 드는 며느리는 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다.라고 ㅎㅎㅎㅎㅎㅎㅎㅎ 호불호 갈리는 것도 알지만 올해 한 드라마
여주캐릭 중에 이보다 더 좋은 캐릭이 없었음. 임바른은 당연하고

[펌] 미스 함무라비 12화 리뷰 미스 함무라비


출처




12화 체스판 위의 아침


체스판의 무게추

주폭노인이 사는 아파트와는 그 동네는 보여주는 방식이 좀 특이했던 것 같아. 약간 다큐처럼 그곳을 소개해주는 느낌이면서, 극중에 크게 개입하지도 않고 그저 기울어진 운동장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거든. 작가님이 갑자기 나타나서 우리 사회에 아직 이런 곳이 있다며 설명해주는 느낌이 살짝 있긴 한데, 그런 점이 인상적이었어. 그 동네를 살아가는 사람들만 가끔 보일 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우리와 같은 일상 어딘가에 그곳이 있다는 메세지가 자극적이지 않게 다가왔거든. 그래서 잔잔하게....불편하더라. 드라마 보다가 갑자기 시사다큐 본 것 같은 불편함 정도, 그런데도 잔잔한 울림이 다가와 바른의 독백이 맴도는 불편함 정도, '나약한 인간을 수렁속에 방치하는 사회는 어떤 책임을 지는 걸까?' 그 답을 도무지 알 수 없다는 불편함 정도까지.


사법 신뢰 회복을 위해선 튀는 판결이 나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소신이 강한 건 법관에게 꼭 미덕은 아니다, 앞부분 나온 회의 장면의 의제인데 11화 주제가 이것 같아. 오름과 바른이 각자 맡은 음주운전과 주폭사건을 어떤 과정을 통해 어떤 판결을 내리는지가 주내용이거든. 결론을 말하면 오름이 튀는 판결을 했고 소신이 강한 법관이라고 할 수 있어. 보석과 알콜중독병원을 통해 집행유예기간을 넘기게 해주는 이례적인..튀는 판결을 했고,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법원을 꿈꾸는 소신이 강한 오름이거든. 이런 이례적 판결과 소신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회의의 주제일 만큼 의견이 나뉠 것 같은데...

난 괜찮을 것 같아, 오름같은 판사 혹은 소신. 첨에는 내게도 언젠가 법의 선의가 필요할지도 모른다는 차원이었어. 근데 위의 바른의 독백이 자꾸 맴돌아서 수렁속에 방치된 나약함을 향한 사회적 책임의 작은 한걸음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더라. 약자를 위한 선의를 갖고 최선의 법해석을 통해 판례를 구축한다면, 그 판례가 다른 사건에도 영향을 줄 수 있잖아. 그러다 보면 기울어진 운동장의 경사가 조금씩조금씩 완만해지지 않을까? 이런 점이 바른이 오름에게서 본 새로운 답의 가능성이겠지. 단, 새로운 답을 찾을 수 있는 실수란 단서가 붙은 가능성이라 합의부내에 존재해야할 것 같아. 이례적이지만 가능한지, 법의 권한 남용인지를 합의해줄.

12화까지도 오름이 아직 안 변했네란 글 봤거든. 근데 분명 변했음, 초반에 오십보백보가 어떻게 똑같냐며 대들던 모습 떠올리면 지금은 합의부 안에 녹아들어서 의견 펼치잖아. 듣는 귀도 열어두는 편이고, 또 자잘한 태클은 웃으며서 쓰루하는 요령도. 이런 태도가 아니라, 약자를 향한 선의나 강강약약 같은 소신이 왜 안 변했냐고 하면 왜 꼭 변해야 하냐고 되묻고 싶네. 기울어진 운동장에 그런 판사 한 명 갖고 싶은 내 욕심으로 되묻는 소리고, 답을 알 수 없는 내 불편함을 오름을 통해 잊고 싶은 이기적인 되물음이기도 하지. 그래서 오름에게는 미안하기도 해, 판사로서는 미덕이 아닌 강한 소신이 자신에게는 가시밭길일 수도 있는데, 괜찮아 gogo!를 외치고 있는 나여서. 대신 조금씩 옹호를 하게 돼, 안 변했다는 말에 지금 주절주절 대는 것처럼. 불편하지만 응원하겠다는 오름이었는데, 12화부턴 미안해서 옹호하겠다는 맘으로 어느새 바뀌었네..


첫장면, 단무지씬에서 키득대며 보다가 형사재판은 사고치면 대형사고란 말이 귀에 박혔어. 뭔가 복선 같았거든. 그리고 이 복선은 대형사고란 말로 미리 염려 전한 오름이 아니고, 바른을 향하고 있더라. 우리 인공지능이 사고칠 리는 없고 그 신념이 사고 당했다고 할 수 있는데...

바른의 신념은 늘 그렇듯 원칙주의, 법관으로서는 만인은 법앞에 평등해야 한다며 오름의 강강약약 법원과 대립하지, 예외가 판치는 나라인 만큼 법원에서는 똑같은 취급이 먼저라며. 이렇게 항상 원칙을 앞세우는 바른이 첨에는 정말 인공지능처럼 메마르고 정없는 타입일 줄 알았어. 근데 전혀 아니지. 엄마한텐 애교 넘치는 아들이고, 한숨소리 하나를 못 지나쳐 전단지 달라는 사람이거든. 이번 화의 검사 시보시절 장면만 봐도 기본적인 인지상정의 마음을 지니고 있어. 오름과 같이 찾아간 그 동네에서도 그런 기본적인 마음이 흘렀을 거야, 인류 역사상 늘 존재해왔다던 기울어진 운동장이 어떤 수렁에 방치되어 있는지를 직접 보고 느꼈을 테니까. 그래서 오름이 피고의 죄는 나약함이 아니었을까란 말에 그럴지도 모른다며 수긍해. 하지만 뒤이어 나약함에 상처 받는 이가 있어 면죄부가 될 수 있을까란 의문을 덧붙여. 수긍과 의문 사이에서 고민하며 주폭노인을 치료감호소로 보내는 방안도 모색하지만 쉽지 않아. 그러면 세상이 사건 초반부터 인지상정으로 권하던 심신미약을 인정할까?

아니, 바른은 심신미약을 인정하지 않았어. 작량감경만 적용해 5년을 선고하지. 인지상정으로 기우는 마음을 안도고 주폭노인을 평등한 법앞에 세운 거야. 바른의 원칙은 균형을 잃지 않았어. 다만, 그 신념을 저울질할 무게추 하나가 눈앞에 나타나, 뉴스 자막으로.

주폭 26범 5년과 수백억 횡령 5년, 단순 비교를 하기엔 난 바로 와닿지 않았어. 그런 나와 달리 바른은 눈물이 곧바로 차오르며 큰 동요를 보이더라고. 그래서 생각의 과정이 필요했는데... 피고의 힘든 상황과 그 상황에 기우는 자신의 마음을 배제한 법대로의 5년과 아마 국가경제에 이바지했다는 법에도 없는 공을 고려했을 5년, 자신이 지은 죄만큼의 형량임에도 감사하다는 수렁속의 늙은이와 이바지한 공을 적게 치사받았다는 듯 중형이라 호들갑 떠는 매스미디어. 결국은 만인이 평등해야할 법원이 이미 기울어진 사회에 소속되어 있고, 바른의 신념 또한 그 기울기에 서있음을 깨닫는 동요 같았어. 저 스스로 아무리 균형을 잡으며 원칙을 지켜봤자, 사회의 기울기 자체가 신념 하나를 저울질할 수 있는 거야. 어차피 이런 세상이라면 정말 심신미약은 불가능했나, 수렁속 노인이 떠올라 눈물이 차오르고, 예외없는 원칙의 한계와 속상함에 술잔을 들이키고, 신념이 제멋대로 저울질당한 괴로움이 거친 눈물로 흘러내렸어, 화장실 바닥에 주저앉아.


바른의 눈물을 보면서 징역 1년의 무게를 가볍게 보지 말라던 세상의 말이 떠올랐어. 그 또한 복선처럼 작용해 징역 5년의 무게가 그 눈물속에 섞여있을 것 같았거든. 형사는 대형사고, 1년의 무게, 바른의 향한 복선을 모두 뱉은 세상은 술을 연신 들이키는 바른을 흘깃흘깃 바라봐. 그 무게를 누구보다 잘 알고 비슷하게 저울질당한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 테니, 바른의 심정을 훤히 들여다보는 듯한 시선이었어. 저거 속앓이 좀 하겠네..라는 듯.

술, 주폭, 기울어진 운동장 등에 대한 등장인물 개개인의 생각이나 소신들로 넘쳐난 12화의 마지막에선, 그 생각이나 신념이 사회 전체로 보면 체스판 위의 말 하나에 불과한 것 같았어. 각자는 정해진 규칙대로 움직이고 있지만, 체스판 전체의 흐름은 알기 힘들고 바꾸긴 더 힘든. 주폭을 포함해 주로 바른의 생각에 공감하며 지켜보던 나는 바른이 그렇게 동요하고 눈물을 보이니까...좀 막막한 기분이었어, 슬프다거나 아프다긴 보단.




없는 것이 없는 아침

11화 엔딩과 달리 별 진전없는 바름이들이 꽤나 당혹스러웠지만 뭐, 주는 대로 받아먹어야지. 주는 대로의 모습에서 11화와 12화의 유기성을 한번 짚어보자면. 일단 일적 관계. 각자의 소신과 신념은 여전히 대립하는 그들이지만 오름의 발걸음에 바른이 기꺼이 동행하고, 각자 맡은 사건의 의견은 나누지만 다른 방향의 판결은 서로 존중해. 이건 11화의 협업과 상생의 즐거움이 무르익어서 12화로 이어지는 느낌이야. 일로는 충분히 유기적이고, 그러면 감정은? 마음은??

11화 리뷰의 표현을 빌자면, 아닌가봐, 그냥 퇴근만 좀 즐겁게 했나봐. 둘 사이를 궁금해하는 할머니에게 바른은 별 사이 아니라 하고, 오름은 선후배라 하지. 오름이 돌아온 그날만 분위기가 그렇게 흘렀고 이전으로 돌아갔다는 추측이 가능한데...그 추측과는 반대의 친근함, 친밀함, 관계 의식 같은 게 몇 장면에서 보였어!

먼저, 보왕과 같이 한 술자리에서 바른의 바라보는 오름의 표정이 뭔가 달라보였어. 이전의, 우리가 남이에요(넉살천연덕)...이런 바퀴벌레같은 친화력이 아닌, 나 당신 좀 아는데(생글생글)...이런 생기있는 친근감이 감돌았거든. 11화에서 바른을 바라보던 표정과 닮아있기도 하면서. 불과 한 컷이지만 여유, 감정을 시작할 여유가 생긴 오름은 확실하다고 봄. 반면, 바른은 오름을 좀 더 가깝게, 친밀함을 느끼는 것 같아. 아파트가 있는 동네를 둘러보던 중 과거 얘기를 하잖아, 전학 자주 다니고 리어커로는 짐 옮기기 싫었던 철없든 시절. 바른이 먼저 자기 이야기 꺼낸 건 처음 같은데, 그만큼 오름을 가깝게 느껴서겠지. 이유라면, 요즘 물오른 일적 관계 위에 한번씩 치고 들어오는 오름의 생기 혹은 친근감 때문인 것 같고. 과거 얘기의 끝에서도 '애늙은이 같은 거 알긴 알아요'라며 친근함 휙 날리고 가는 오름의 뒷모습을 보며 고개 갸웃, 뭔가 다른 것 같은..이 느낌 뭐지라는 표정을 짓거든. 그 느낌에 또 끌려 좀 더 친밀하게 느낄 거고.

친근, 친밀해진 관계를 모르는 것도 아냐, 확실히 서로 의식하고 있어. 할머니가 무슨 사이냐고 묻는 순간 둘 다 눈 깜빡깜빡하며 긴장 타고, 잘 어울리니까 사겨보라는 말에는 눈도 못 마주치고 어색어색. 특히 내 스타일 아니라고 손사레치던 그때의 오름이 절대 아니야. 그러면 왜, 왜, 서로 달라진 관계를 인식하면서도 별 사이 아닌 선후배에 불과하냐는 거지.

그건, 일적 관계의 함정 같아. 늘 만나는 사이가 아니라면 오름이 만나자는 연락만으로도 감정의 변화이고 표현인데, 매일 아침이면 보는 관계에서 그게 쉽지 않잖아. 저 오늘부로 마음의 여유 생겼어요, 지금 친근감 1 전한 표정이에요, 맨날 이럴 순 없으니. 항상 만나는 관계에선 저렇게 서서히 스며들듯 느끼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아. 그러면 어떡해야 함정을 벗어날 수 있을까, 마음을 한번 표현할 수 있을까. 음...매일 만나는 관계의 함정이라면 매일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 바로, 바른의 신념이, 마음을 다친 일이 오름에겐 이미 몇발짝 다가선 마음을 내보일 계기가 돼.


마음을 다치고 몸은 술기운에 괴로운 바른은 포근한 엄마의 무릎에 기대어 잠들어. 하지만 이내 이상한 기분에 눈을 뜨니 오름의 무릎이었던 거야. 다급히 몸을 일으켰다가 오름이 다시 누우라는 말에 큰 거부없이 끌려가지. 그럴 만큼 취하기도 했고, 알듯 모를 듯한 친밀함이 있어 가능했을 거야. 오름은 더 확실하게 움직인 마음이 있어 다시 손길을 전했을 테고. 무릎베개가 가능한 사이, 이 자체가 이미 관계의 변화야. 그 관계 위에서 다시 평온히 잠든 바른을 보며 오름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바른의 머리칼을 쓰다듬는 오름을 보며 내가 떠올린 건 바른의 과거야. 헤어지는 게 힘들어 친구를 안 사귀었을 바른, 리어커를 밀고 가며 속상해서 눈물을 떨구었을지도 모를 바른, 술 거부하다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한 바른. 이렇게 오름이 아는 바른의 모습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바른을 제대로 한번 바라봐주었으면 좋겠어. 어느 날 법원에 뚝 떨어진 원칙주의 인공지능이 아니라, 그 자신도 기울어진 어느 곳에서 자라왔음에도 그런 신념을 갖고 지켜내고자 애쓰는 마음을, 그래서 더 다친 마음을 알고서 전하는 위로의 손길이었을 거야. 지금껏 바른에게서 받은 위로와 걱정을 이제야 한번 돌려주는 마음이기도 한. 그 손길 아래 다친 마음 잠시 평안하길...


오름은 무릎베개도 해준 사이에 부축은 정말 괜찮은데 바른은 폐 끼치면 안 된다고 자꾸 거부해. 그런 바른을 보면서는 오름이 드디어 마음을 전해, '가끔은 폐 좀 끼쳐도 괜찮아요, 저한텐.' 지금같은 폐정도는 받아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 마음이 상한 어느 날은 위로가 되고픈 감정을 말야. 알듯 말듯 하던 오름의 마음이 순간 눈앞에 보이는 듯하자 술에 잠식당한 바른의 이성도 빛을 찾아. 오름의 마음을 더 확인하고 싶은 듯 눈동자에 선선한 빛이 실리거든. 하지만 이성이 돌아와서 자신의 상태를 더 잘 알 거야. 한걸음도 내딛기 힘든 몸과 혀가 풀려 발음이 제대로 되지 않은 언어. 그런 상태로 오름의 마음을 더 확인하는 건 정말 폐일 것 같아, 아무 말도 어떤 행동도 할 수 없었겠지. 그저 오름이 끄는 대로 순순히 기대며, 체격 차이로 힘들어보임에도 완전히 기대어, 폐 끼쳐도 된다 오름의 마음을 느껴보는 게 전부일 뿐. 언어로 뱉지 못한 마음을 기댄 시선에 묻어보내며, 네 마음 여깄니라는 듯 선선한 눈빛 하나를.

(바른이 눈빛에 뭔가 내가 취하는 기분이라, 아..그러곤 아무말 없는 바른이 마음을 한번 써보고 싶더라. 쓰는자의 만용 같은 부분이니 적당히 읽고 패스! 오름에게 기대서 바라보는 그 눈빛의 독백쯤...)


'아니? 난 별 사이 아니라고 말하기 싫었는데... 정말 우리 그냥 선후배니? 네가 돌아온 날의 기쁨과 같이 버스를 타고 퇴근하던 즐거움은 모두 어디로 가고 별 사이 아닌 걸까... 그래, 다음 날 눈을 떴을 땐, 없는 것이 없는 아침이었어. 나의 싸가지가 없고, 세상은 어이없이 돌아가고, 어처구니없이 형사 재판을 떠맡고... 그리고 기쁨과 즐거움으로 들뜬 우리가 없었어, 너의 마음이 보이질 않았어.

그런데 말야, 네게 기대서 비틀비틀 내려가는 계단 끝에는 그곳이 있을지 몰라. 없는 것들이 있는 나라 말야. 싸가지와 어이와 어처구니와 새친구 얼탱이가 있고, 어쩌면 기울지 않은 평탄한 운동장도 있을지 모르는 그곳에 너의 마음이 나를 반기며 있을 것만 같아. 지금 왜 힘든지 아니까 잠시 기대어보라고 반길 것만 같아, 지금 내 옆에 꼭 붙어있는 네가 속삭이는 것만 같아.

아니..? 내일 아침 눈 뜨기 싫은 내 마음을... 눈을 뜨면 또 없는 것이 없는 그 아침일까봐. 여전히 나의 싸가지가 없고, 여전히 기울어진 이 땅위에 서서, 별 사이 아닌 척 제 할 일을 하겠지. 나는 신념의 균형을 다시 잡으려 가다듬고, 넌 선의 하나로 기울기를 메우려 애쓰겠지, 우리 마음 같은 건 없어도 상관없다는 듯.

그런데 있잖아, 없어도 상관없다면 있어도 상관 없지않을까. 기쁠 땐 한번씩 들뜨고, 힘들면 가끔씩 기대어도 상관없잖아. 이건, 없는 것이 없는 아침 속에서 우리 마음만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이잖아. 폐 끼쳐도 괜찮다는 네 마음, 지금도 그렇게 속삭여.

있잖아, 네 마음 어디 있니, 여기 있니. 내일 아침에도 여기 있어줘, 바로 내 곁에.'

덤. 우리 대등한 44부


5화에서 바른이 대등한 합의부란 표현을 했는데, 12화에서 그런 걸 좀 느꼈어. 일단, 티져 볼 때부터 기다린 대망의 단무지씬! 단무지 우걱우걱 씹으며 노려보는 바른과 바른한텐 별말 못 하고 빈 단무지그릇이나 흘겨보는 세상. 음..세상이 바른에게 계속 휘둘릴 줄은 몰랐어. 왼손잡이에 양손잡이로 받아친 것처럼 뭔가 내공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끝이었어! 단무지 뺏길 이유는 충분했는데도 좀 안쓰러운 느낌?! 내 최애인데도 연신 눈길 쏘아대는 바른이는 저 놈 참..싶은데, 이게 44부 분위기 같아. 일거리 늘였다고 싫은 티 팍팍 낼 수 있는, 입막음 없이 자유로운.

그런 분위기가 주폭노인을 두고 의견이 대립할 때도 이어져. 심신미약은 절대 안 된다는 바른과 현실적으로 하나하나 따져 설득하려는 세상이지. 여기서도 바른의 태도나 발언이 거침없어. 일명 계급장 떼고 대화하는 느낌이 있어, 일반 상하조직이 아닌 대등한 합의부의 의미가 제대로 다가오더라. 또 하나 놀란 게, 평소 바른과 오름의 의견 대립처럼 다가왔다는 점. 그니까 오름이 할 법한 말인데 세상이 하더라고. 처음엔 심신미약을 반대하던 오름도 부장님 말 들으며 고민되는 점이 있다고 바른에게 말하는 거로 봐선 생각이 좀 변한 모양이고. 그냥 기분이 묘했어, 오름의 이상주의와 세상의 현실주의가 비슷할 수 있다니. 비슷할 수 있는 이유라면, 70 먹은 노인과 징역의 무게와 교도소 현실의 잘 아는 연륜의 축적 때문이겠지. 결국 현실을 인지상정으로 바라본다면 이상과 대등하게 견줄 수 있다는, 이상이 그리 먼 곳에 있는 건 아닌가..이런 생각이 잠시 스쳐갔어.

귀여운 대등함도 하나 있었지. 음주운전 재판에서 오름이 할 말 있다고 부장님을 부르자 바른도 부장님을 부르는데, 아빠오리만 바라보는 새끼 오리들 같아서 마냥 귀여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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